대학교 4학년 때였다. 친구 중의 한 녀석이 가을이 되면 고창에 있는 선운사에 가자는 제안을 했고, 나와 몇 몇의 친구들이 그 제안에 동의하게 되었다. 그렇게 떠난 여행이 여행에 대한 나의 생각을 바꾸어 놓았고, 여행을 내 삶에 있어 중요한 일 부분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 이후에도 나는 혼자서 선운산을 여러 차례 찾았고, 국내의 다양한 곳들을 여행하기 시작했다. 대학원에 진학한 후부터는 일년에 1~2회 국제 학회에 제출한 논문을 발표하러 나갈 기회를 갖게 되었고 그때부터 다양한 나라들을 여행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여행한 나라는 대략 15개국 정도 된다. 대부분의 나라가 한 번 가게 되면 방문한 도시에서 적어도 3일 이상 머무른 나라들이라서 배낭여행을 하는 사람들과는 다소 다른 스타일의 여행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한 나라만 14일씩 여행을 했다. 그러다보니, 그 나라의 많은 도시들을 돌아다니며, 조금이나마 더 그 나라를 잘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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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가본 나라들 (우리나라 포함 19개국) ]

주로 혼자 여행을 많이 하는 편인데, 그 이유는 모처럼만의 기회를 다른 사람으로 인해 망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여행을 가는 경우는 시간이 돈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하다 보면 시간을 낭비하거나 내가 원하지 않는 곳을 가야하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에 혼자하는 여행을 더욱 선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슬슬 혼자하는 여행이 따분하게 느껴지고 있다. 아마도 지금보다 더 젊었을 때의 활기를 가지고 여행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더라도 그 사람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기를 바란다.

여행을 준비할 때 제일로 싫어하는 것이 여행의 본질을 망각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행 루트와 경비에만 신경을 쓰는데, 그보다는 여행 기간 동안에 무엇을 한 것인가에 더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여행 루트를 잡더라도 그곳에 가면 무엇을 볼 것인지를 정하고 그에 대한 사전 공부를 해야 하는데, 사람들은 그런것이 없다. 그저 증명사진 한장 찍고 오면 전부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에도 그 느낌들을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할텐데 그저 자랑하듯이 사진만 몇장 올려놓고 만다.

내가 이러한 공간을 마련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내 생각을 알리려는 것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어렵사리 떠나게 되는 여행에서 보다 많은 것을 건져올 수 있고, 그래서 자신의 삶에 의미있는 한 순간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나와 생각을 달리 하는 사람에게는 무의미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Last updated: 2005/07/24)